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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러너 데스큐어

issacjung 2018. 3. 23. 16:27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메이즈 러너 데스큐어

원제 : Maze Runner: The Death Cure

2018년 미국영화

감독 : 웨스 볼

출연 : 딜란 오브라이언,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 카야 스코델라리오

이기홍, 로사 살라자르,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에이단 길렌, 패트리샤 클락슨, 덱스터 다든

윌 폴터


'메이즈 러너'는 3부작 영화인데 1편의 말미에서 이미 동력을 잃었습니다.  왜냐하면
1편이 매우 신선한 소재였고, 그 신선한 모험은 1편에서 끝나 버립니다.  그리고 새로운
모험의 2편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미 1편의 끝에서 맥빠지는 내용이 나와 버립니다.
1편의 원인 자체가 황당했거든요.

그리고 2편은 '또 좀비야?'라는 회의감까지 들었지요.  물론 좀비는 맛뵈기였는데
1편처럼 신선함도 없었고, 명확한 목표 설정도 없었습니다.  그냥 원인모를 방황이
전개되었지요.

1편 미로탈출  2편 좀비지옥에 이이서 3편은 '친구구출' 입니다.  네, 그러니까 3편은
그나마 명확한 목적은 있네요.  '민호'라는 친구를 구출해야 하니까요.  목적이 있으면
영화가 재미있어지는 셈,  3편은 '오프닝 15분'이 참 재미있습니다.  바로 잡다한
설명이나 시간끌기 없이 '민호 구출작전' 실행이니까요.

1편에서 10대 후반 소년같았던 출연진들은 어느새 어였한 20대 전사로 변신해
있습니다.  2014년 1편에서 몇 년이 흘렀고 실제로 배우들은 20대 후반의 나이로
달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브렌다는 30대 입니다.  이건 좀......) 미로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던 소년들은 이제 어지간한 '특수부대'를 능가하는 전사들입니다. (이런
설정은 '헝거게임'에서도 그랬지만 난데없이 평범한 일반인이 불가능할 정도의 
용맹하고 신출귀몰한 전사가 되어 버리지요.  총알도 피해가는)

15분의 흥미로운 구출작전, 그리고 떠오르는 자막 '데스 큐어'


하지만 사실 그게 끝이에요.  3편의 목적이 민호 구출작전인데 15분만에 끝나면
안되죠.  작전은 엄청 완벽하게 성공했지만 '민호'는 없습니다.  네, 어느새 민호는
빼돌려진 것이지요.  그래서 15분만에 끝날뻔 했던 영화의 목적은 무려 2시간 20분
정도나 되는 불필요하게 긴 모험이 계속되지요.

원인모르게 기억을 잃고 갇혀버린 미로탈출 이라는 신선한 재미는 이미 1편의 끝에서 
온데간데 사라지고 이젠 좀비왕국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도시를 무대로 친구를 
탈출시키려는 특수부대흉내를 내는 청년들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도시를 장악한 
위키드 무리들의 합리적 이유도 2편에서 이미 나름 있어요.  누가 옳고 그른건지 잠시 
헷갈리는데 그 역할을 더 부풀리는 것은 트리사 입니다.  1편에서 좀 늦게 등장했지만 
실질적으로 3부작의 여주인공 역할을 하는 캐릭터인데 이 배우가 배신을 때리고 악의 
무리인 위키드에 붙어 있는 것이지요.  사실 위키드가 악의 무리여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에바 페이지 박사는 과연 악인지도 모호합니다.  나름 합리적인 목표가
있어서 위키드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한 것이지요.  그게 몇년이 걸릴리 모르는
이상한 미로에서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황당하고 논리가 한참 부족한 프로젝트
이기는 해도. 

오히려 순수 악역인 잰슨의 캐릭터가 갸우뚱합니다.  이 사람의 목적 자체가 그냥
이해가 안가요.  그냥 파괴와 악의 실행입니다.  생체실험으로 혈청을 얻어서
좀비왕국으로 패망할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 이런 악당으로 변할 이유는 특별히
없거든요.  에바 페이지 박사같은 캐리터가 훨씬 설득력있지요.



일종의 '스타워즈' 처럼 전개되는,  즉 토마스와 뉴트, 그리고 3편에서 다시 환생하여
선역전환을 하는 갤리, 그리고 여전사 캐릭터인 브렌다 등은 '스타워즈'의 전사들처럼
활약합니다.  그러다 끝은 좀 '헝거게임' 냄새가 나요.  사실 민호구출작전이 '헝거게임'
에서의 피타 구출작전같은 느낌이 좀 들거든요.  끝에 가서 좀 허무해지는 느낌도 들고.

꽤 많은 희생과 혼란이 전개됩니다.  토마스는 1편에서 트리사, 2편에서 브렌다, 그리고
3편에서는 둘 사이에서 삼각관계 같은 역할이지요.  둘 다 끔찍이 토마스를 생각합니다.
(도대체 왜? 토마스는 3부작의 주인공으로 뭔 활약을 했나?)

필요이상으로 긴 시간은 액션으로 많이 때우고 있습니다.  민호구출작전을 위해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곁들여 함께 구출하는 대상도 많죠.  젊은 아이들이 하나같이
람보같이 기민하고 용감하며 유능합니다.  총알이 알아서 피해가요.  그리고 악당 잰슨은
또 거의 광인이에요.  그냥 미친놈이에요.  에바 페이지 박사가 제정신이라면 이런
놈을 심복으로 둘 리가 없을텐데.  그리고 잰슨은 왜 페이지 박사의 뒤통수를 치는지도
좀 애매하고. 

악당이 악당질하고, 주인공이 용맹한 전사질하고, 그렇게 억지전개를 하면서 영화의
논리는 희미해지고 액션만 강해집니다.  액션과 아슬아슬함은 꽤 많고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죽기도 하고요.  끝날때쯤되면 도대체 뭘 위해서 저러고 저렇게
살아남아서 뭔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상 토마스 혈정이면 다 해결될
일을 최악으로 끌고가고 그로 인하여 엄청난 파괴와 희생이 따르고 그냥 페허속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원시적인 생활? 이건 수십명 소년이 원인모를 미로속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이리뛰고 저리 뛴 1편에서 너무 많이 나갔고, 방대해졌습니다.  이런 경우는
이미 '레지던트 이블'에서 경험했잖아요.  폐쇄된 건물속의 사건이 한 도시의 패망같은
전개가 되고 결국 지구멸망 수준까지 커졌죠.  '메이즈 러너'도 미로속의 수십명의
소년들에서 좀비왕국으로 변해서 패망직전의 지구까지 나갔고, 그나마도 살아남은
최후의 도시도 3편에서 무차별 파괴를 하니.  사실상 그냥 지구멸망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럴 바에는 그냥 한달에 한 번 음식 던져주고 평화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미로속이 더 낫죠.  (결국 갤리가 옳았나?)



좀비왕국인 패망한 지구와 파괴와 전쟁과 죽음.... 이게 미로를 탈출해서 겪는 세상이죠.
도대체 미로는 왜 나간거야? 민호 구출작전이 어느새 토마스 구출작전으로 바뀌고
그러면서 엄청난 희생, 파괴, 멸망이 이루어지고 뭘 어쩌자는 것인지 무의미해지는
느낌입니다.  새우싸움이 고래싸움 된 느낌.

그럼에도 흥행을은갈수록 좋습니다.  1편은 100만명 남짓, 2편은 270만명의 높은 흥행을
했고, 3편은 1주일도 안되어 130만명을 넘어서며 2편의 흥행을 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긴 3편이 스케일이 제일 크고 가장 큰 모험과 가장 큰 파괴를 하고, 더구나 피날레가
되니까요.  애들 영화같던 느낌의 1편보다 3편은 어른들의 액션물이 되었고.


논리보다 그냥 액션과 모험을 즐기면 되는 영화입니다.  굳이 1, 2편을 안봐도 3편을
보는데는 큰 지장없습니다.  누가 좋은 놈들이고 누가 악역인지 뭐 딱 설명이 되고.
토마스와 친구들이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고 위키드가 악이고, 위키드를 물리치고,
그곳에서 탈출하고 평화를 얻는다... 뭐 이런 설정이 딱 10분만 보면 견적 나오니까요.
그냥 '메이즈 러너 1편'은 완전히 다른 영화 같습니다.  그 영화에서 출연한 주요
핵심 인물들을 집합시켜서 패망해가는 지구의 액션영화 하나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2,편과 3편을 아무리 이해해주려고 해도 1편의 미로설정은 설득력이 제로입니다.
그냥 출연진 동일한 다른 영화입니다.  액션의 강도는 훨씬 강해졌고, 트리사, 브렌다
그리고 나머지 등장인물들도 20대 후반의 어른이 되었고.  그리고 3편이 좀 늦게
나온 경향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냥 독립적 액션물처럼 보이고.  10대 청소년들
이야기라는 느낌은 1%도 안들고.



'헝거게임'도 그랬지만 어쩔 수 없이 마지막편까지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액션이
많아서 영화적 재미는 많이 주지만 이미 숱하게 본 익숙한 장면들이죠.  뭐 맘만
먹으면 살아남은 자들의 또 다른 모험을 다룬 4편도 가능하지요.  위키드 망했다고
다른 모험 못할 이유도 없고.  아무튼 '메이즈 러너'의 긴 장정도 이렇게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