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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issacjung 2018. 10. 28. 21:01

안시성



김광식 감독 / 135분 / 12세 관람가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박병은, 오대환, 엄태구, 설현, 정은채..

개인적인 평점: 5.5점 (오락성 6점, 작품성 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주 목요일(13일) 롯데시네마 성서에서 롯데시네마 회원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안시성>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김광식 감독님의 신작 영화 <안시성>은 아마도 이번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작품들 중 가장 많은 분들로부터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요.



<안시성>은 영화의 시작 지점에서부터 서기 645년에 지금의 중국 랴오닝 성 하이청시 남동쪽 인근에서 벌어진 주필산 전투를 거대한 스케일로 그려내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데요.


     당나라 군 20만명과 고구려군 15만명이 드넓은 평원에서 펼쳐 보이는 처절한 전장의 모습은 (해외 영화에서는 적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이전까지 그 어떤 한국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규모를 마음껏 뽐내죠.


     특히, (중장기병의 일종인) 고구려의 개마무사들이 당나라 군의 밀집 대형을 단숨에 뚫어내는 장면은 (분명 진한 기시감이 상존하기는 하나) 강렬한 장르적 쾌감(과 왠지 모를 뿌듯함)을 선사합니다.



스펙터클한 오프닝으로 관객의 흥미를 한껏 돋운 <안시성>은 저마다의 개성과 사연을 지닌 등장인물들을 한 명씩 차례로 등장시키며 서사의 뼈대를 세우기 시작하는데요.


     안시성 전투에 대한 사료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현저히 빈약하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부터 <안시성>은 본격적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리뷰 하단에 정리해 놓은 팩트 체크에서도 따로 말씀드리겠지만) 우리가 흔히 '양만춘'이라 알고 있는 안시성주는 사실 현재까지 이름조차 불분명할 정도로 그의 신상에 관한 사료 자체가 전무하다시피 한 인물인데요. 그런 이유로 <안시성>은 조인성씨가 연기하시는 안시성주를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으로 그려내는 것을 넘어 (그 어떤 인간도 다루지 못한 신물(神物)마저 다룰 수 있는) 신적인 존재로 다루죠.


     촌부나 다름없는 소탈한 모습으로 궂은일도 가장 먼저 앞장서서 실행할 정도로 매사에 모범을 보이며, 백성들의 근심은 함께 나누고 그들의 기쁨은 그 누구보다 크게 기뻐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을 죽이러 온 암살자마저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는 <안시성>에서의 양만춘은 신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무공으로 당나라 군을 참살할 뿐만 아니라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뛰어난 지략과 임기응변으로 고구려에 기적 같은 승리를 선사하는 등 그야 말로 무엇 하나 부족한 점이 없는 완벽한 지도자의 전형을 보여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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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조인성씨의 우월한 비주얼까지 더해진 <안시성>의 양만춘은 관객들을 단숨에 매료시켜버리죠.



    남주혁씨가 연기하시는 태학생도의 수장 '사물'은 <안시성>에서 안시성주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인물입니다.


     그동안 남주혁씨가 '후아유 - 학교 2015', '치즈인더트랩', '역도요정 김복주' 등의 드라마에서 꾸준히 연기 경험을 쌓아오시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안시성>을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영화 데뷔작에서 큰 역할을 맡게 된 남주혁씨의 연기력에 대한 물음표를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었던 게 사실이었는데요.


     하지만 저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작중에서의 남주혁씨는 안시성주에게 감복하여 동화되어 가는 '사물'의 모습을 (매우 뛰어났다고 까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무난하게 잘 소화해주심으로써 <안시성>의 스토리텔링이 한층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계셨죠.



   안시성주의 부관 '추수지' 역을 맡으신 배성우씨, 검도수장 '풍' 역을 맡으신 박병은씨, 부월수장 '활보' 역을 맡으신 오대환씨로 이뤄진 안시성의 부장 3인방 또한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발휘하며 작중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는데요.


     작중에서 의외의 뛰어난 창술로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드셨던 배성우씨는 특유의 까칠하면서도 속 깊은 매력으로 (부관이라는 직책에 걸맞게) 조인성씨를 빈틈없이 보좌하고 계셨고, 박병은씨와 오대환씨는 마치 톰과 제리처럼 틈만 나면 싸우다가도 서로를 끔찍이 생각하는 독특한 브로맨스를 보여주시며, 웃음과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열심히 쫓고 계셨죠.



하지만 <안시성>의 진짜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공성전'이었는데요.


     크게 세 번에 걸쳐 전개되는 <안시성>의 공성전은 마치 <킹덤 오브 헤븐>(2005)의 스케일과 <300>(2006)의 역동적인 액션 시퀀스를 조화시킨 모양새로 스크린 가득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었죠.


     충차(※성문을 두드려 부수는 수레), 운제(※바퀴 달린 사다리차), 발석차(※투석기) 등 다양한 공성 무기를 사용한 거대한 스케일의 공성전은 슬로우 모션과 패스트 모션을 적절히 조율하며 사지가 잘려나가는 전장의 참혹함을 치열하게 담아낸 액션 시퀀스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220억원의 제작비 그 이상의 강렬한 임팩트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었는데요.


     더군다나 각각의 공성전이 1차 20분, 2차&3차 10분 등으로 분량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화려한 공성전을 기대하고 계시는 분들께서는 <안시성>을 충분히 즐겁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다만, <안시성>은 1차 공성전이 벌어지기 직전 두려움에 잔뜩 움츠러든 안시성의 병사들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고 있는 관객들의 가슴까지도 벅차오르게 만들었던 안시성주의 명연설과 두 차례의 치열한 공성전이 휩쓸고 지나간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적인 설정들을 기시감이 지배하는 정형화된 형태로 줄줄이 쏟아내는 바람에 (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작품에 대한 흥미와 몰입을 크게 떨어지게 되는 약점을 적나라하게 노출하고 있기도 했는데요.


     안시성이 사용하고 있었던 '비련의 연인', '전쟁의 공포에 이성을 잃어버린 배신자', '병든 모친을 극진히 공양하는 효자 아들의 ○○', '용감했던 소년 병사의 ○○', '적장의 비참한 ○○' 등의 신파적 설정의 대부분은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한 순수 픽션인 대다가 신파 특유의 작위성까지 농도 짙게 가미되어 있었던 탓에 (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서는) 영화 초중반 화려한 공성전을 통해 체감했던 강렬한 임팩트를 순식간에 지워버릴 수도 있을 만큼의 격한 오글거림을 선사할 수도 있을 것 같더라구요.



다른 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안시성주의 여동생 '백하'를 연기하신 설현씨와 한때 안시성주의 정혼자였던 고구려 신녀 '시미' 역을 맡으신 정은채씨, 이 두 배우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두 분의 딱딱한 어투와 어색한 연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몰입이 깨지기 일쑤였는데요.


     설현씨의 경우, 대역 없이 모든 액션 시퀀스를 소화하시며 본인의 세 번째 영화에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셨지만, 아무래도 <안시성>이 사극이라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강남 1970>(2014)과 <살인자의 기억법>(2016)에서 보여주셨던 연기보다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정은채씨 또한 그동안 딱히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에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색하고 오글거려서 온몸이 간지러울 지경이었죠.




<안시성>을 총평하자면 공성전 자체는 상당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지만, 몇몇 배우의 아쉬운 연기력과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적 설정 등으로 인해 중반 이후부터의 서사가 급격하게 무너지는, 다시 말해 장점도 단점도 뚜렷한 작품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저 혼자만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일 뿐이니, 다들 그저 참고만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전 그럼 이쯤에서 <안시성> 리뷰는 마치도록 할게요.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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